[출처] 조선에듀_중⋅고등입시_2017. 12. 3.
미래 인재 핵심 역량은
‘문제 발견력·글로벌 공감력’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교육 대안 ‘IB 디플로마’
내년부터 日 200개교서 IB 도입 … 토론·글쓰기·비교과 활동 진행 … 아이비리그 등 세계 명문대 진학
# 세계 금융 회사들이 인력을 감축하고 있다. 투자 전문 로봇인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가 발달하면서 생긴 변화다. 글로벌 투자 기업 골드만삭스는 주식 트레이더 600여 명 중 2명만 남기고 모두 내보냈으며, 현재 임직원의 25%가 컴퓨터 엔지니어인 것으로 알려졌다.
# AI(인공지능)가 중국 의사 자격시험에서 합격증을 받았다. AI 개발업체 아이플라이테크와 칭화대 연구팀이 공동 개발한 AI 로봇 ‘샤오이’가 의사 자격시험에서 456점(600점 만점)을 얻었다. 합격선은 360점이었다. 향후 샤오이는 인간 의사가 문제를 파악하고 위험 요소를 피할 수 있도록 하는 보조 역할을 할 예정이다.
4차 산업혁명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 이에 따라 교육 흐름도 달라지는 추세다. AI·블록체인 등 신기술이 생활에 녹아들면서 과거 산업사회가 요구하던 인재 역량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지식 암기나 자료 분석, 단순 응용은 기계가 인간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다. 이 때문에 전문직 종사자들도 직장을 떠나고 있다. 이제 사람은 기계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영역을 집중 개발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처음 맞는 미래, 학생들은 어떤 역량을 키워야 하고 학교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문제 발견력·문제 해결력 길러야
문제 발견력과 문제 해결력은 요즘 교육계의 핵심 키워드다. 단순 지식 활용 면에서는 기계 능력을 사람이 따라갈 수 없다. 앞으로 인간은 기계를 활용해 새로운 문제를 발견 및 해결하며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최근 일본이 대대적인 공교육 혁명을 시작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된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객관식으로 출제했던 대입(大入) 국어·수학 시험을 논술고사로 전환하고, 내년 200개 학교에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라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심화 교과과정을 도입한다. 현재 60여 개 학교가 IB를 시범 운영 중이다. 기존과 같은 지식 암기만으로 미래형 인재를 키울 수 없다는 위기의식에서 나온 정부 차원의 결단이다.
IB는 토론 수업과 글쓰기 과제로 문제 발견력 및 문제 해결력을 강화하고, 정규 커리큘럼에 스포츠·봉사 등 비교과 활동을 녹여내 다양한 경험을 하며 의사소통력을 키우는 학제다. 커리큘럼은 모국어·외국어·수학·과학·인문사회·예술의 6개 선택형 과정 아래 다수 교과목이 있는 형태로 구성돼 있다. 학생들은 교사와 상담을 거친 뒤 적성·흥미·레벨(심화·표준)에 따라 직접 교과목을 골라 수강한다. 이른바 개인 맞춤형 시간표로 학습한다. 스스로 정한 주제로 연구하고 4000단어 내 심화 장문 에세이(Extended Essay)를 쓰는 과정에서 학습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IB는 아무 학교나 도입할 수 없다. 일반 고교 과정보다 학업량이 많고 깊은 내용을 다루므로 스위스 IBO 재단 주관 하에 엄격한 심사를 거친 학교만 가능하다. 이 때문에 세계 명문대가 IB를 이수한 학생을 높이 평가한다. 코넬대 입학사정관과 브라운대 총괄 입학사정관을 지낸 마이클 무스카 EF국제사립학교 교사는 “대학들은 IBO가 까다로운 절차로 IB 교과과정과 시험을 관리한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다”며 “IB를 이수한 학생이라면 대학에서 수업받을 만한 사고력과 탐구력을 갖췄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IBO 통계에 따르면 세계 3300개 이상 대학이 신입생을 선발할 때 IB 디플로마 이수 여부를 참고한다. IB 디플로마 이수자의 대학 합격률은 미이수자보다 22%p 더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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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경계 없는 미래… 글로벌 공감력 필요
정보 통신 발달로 물리적 거리가 의미를 잃는 미래엔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는 글로벌 공감력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이미 다수 글로벌 기업이 국가 간 경계를 허물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은 ‘외딴섬’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015년 여성가족부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다문화 수용성 지수는 100점 만점에 53.95점이었다. 한국 성인의 31.8%가 외국인과 이민자를 이웃으로 삼고 싶지 않다고 했다. 스웨덴(3.5%)·뉴질랜드(5.9%)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EF국제사립학교에선 세계 75개국 출신 학생들이 재학 중이다. 학생들이 사용하는 언어만 45종(種)이다. 한국인 비율은 5% 이내로 유지한다. 다양한 문화를 몸으로 익힐 수 있는 분위기다. 교사 대 학생 비율을 1대15로 유지하고 생활·입시 전문 카운슬러를 다수 배치해 세심하게 관리한다. 다채로운 스포츠 및 동아리 활동을 운용해 리더십과 의사소통력 함양도 신경 쓰고 있다. 이 학교 동아리만 해도 로봇공학·가드닝(정원 가꾸기)·코딩·미술·주식·축구·농구 등 60개가 넘는다. EF의 세계 530여 개 학교와 사무실에서 인턴십도 제공한다.
앤더스 런드홈 EF국제사립학교 아시아 입학 총괄처장은 “이제 국제기구에 진출하거나 각 분야 전문인이 되려면 글로벌한 환경에서 생활한 경험이 필수”라며 “EF 학생들은 ‘작은 유엔(UN)’ 이라 불리는 학교에서 여러 문화권 친구와 어울리며 세계시장에 나아갈 힘을 기르고 있다”고 말했다.
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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