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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는 방법은 다르지만 MBA는 반드시 살아남는다2017-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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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매일경제_뉴스_2017. 4. 21.

살아남는 방법은 다르지만 MBA는 반드시 살아남는다

■ 두 학장이 본 MBA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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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교육과정 중 가장 비싼 교육 프로그램은 무엇일까. 평균을 따진다면 경영전문대학의 경영학 석사(MBA) 프로그램일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경우 톱 MBA 과정의 1년 등록금만 7만달러(약 8000만원) 정도에 형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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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높은 등록금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기업이 직원들을 위해 학비를 대주는 경우가 많고, 그러지 않더라도 MBA 졸업 후에는 높은 연봉 상승을 기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파괴적 혁신(disruption)으로부터 자유로웠던 경영대학원에도 마침내 위기가 찾아왔다. 첫 번째 도전은 디지털 기술의 발달이다. 이제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온라인 대중 공개수업)를 통해 유명 경영대 교수들의 강의를 언제 어디서든 무료로 볼 수 있게 됐다.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MBA는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진 것이다.

더 어려운 두 번째 도전은 직업의 변화다. 인공지능(AI)의 발달로 많은 일자리에 앞으로 변화가 찾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경영대학뿐 아니라 대학 교육 전반에 대한 의문으로 커지고 있다. 단순히 대기업 임원을 키워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MBA는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의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인 HBX를 담당하는 바랏 아난드 교수는 “지난 300년간 상대적으로 평화롭게 지내온 대학 교육은 극적인 흔들림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매일경제 비즈타임스팀은 유럽 톱 MBA 중 하나인 스페인 IE 비즈니스 스쿨과 영국 옥스퍼드대 사이드경영대학원 학장에게 MBA의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두 학교의 대응은 다르면서도 같은 점이 있었다.

마르틴 뵘 IE 비즈니스 스쿨 학장은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온라인 교육이 MBA 프로그램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강화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MBA 프로그램에서) 풀타임보다 파트타임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으며, 온라인 및 온라인 보완 프로그램도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IE 비즈니스스쿨은 지난해 ‘와우(WOW)룸’이라는 디지털 교실을 선보였다. 교수가 전 세계에 퍼져 있는 학생들이 한 교실에 앉아 있는 것처럼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단순한 영상회의를 넘어 학생과 교수가 함께 협업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을 제공한다. 뵘 학장은 “디지털 교육의 다음 단계는 가상현실(VR)”이라면서 “우리의 다음 프로젝트 중 하나는 교실 전체를 디지털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4년 연속 1위 온라인 MBA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IE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다.

반면 피터 투파노 사이드경영대학원장은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을 강조한다. 그는 “우리가 다른 경영대와 다른 점은 비즈니스 교육이 풍성해지려면 공공, 과학, 인문학 등 다른 영역과 교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라면서 “이처럼 대면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에게 디지털 기술은 보완재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사람의 일자리가 인공지능에 대체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대에 투파노 학장은 오히려 경영대학원에 인문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본질적으로 비즈니스스쿨은 인간을 공부하는 곳”이라면서 “4차 산업혁명은 인간을 위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인간을 이해하는 것을 중단해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뵘 학장은 “앞으로 노동시장뿐 아니라 학생들의 대학에 대한 기대치도 변화할 것이다. 경영대학도 기민하고, 유연해야 한다”면서 대학이 근본적으로 변화할 필요성을 주장했다. 반면 투파노 학장은 “정부와 기업이 지식자본에 계속 투자를 할 수 없는 영역에서는 대학이 투자를 해야 한다”면서 “옥스퍼드대는 지난 8세기 동안 존재해왔고 앞으로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드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활동을 통해 인류의 지식자본을 발전시키는 대학의 근본적인 가치는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두 학장은 MBA의 필요성은 여전할 것이라는 점에서는 의견을 같이했다. 뵘 학장은 “기계가 대체할 수 있는 것은 반복적인 일이나 인간의 인사이트가 필요 없는 과업”이라면서 미래의 직업에 필요한 비판적인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을 가르치는 MBA는 여전히 필요함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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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경영대학원이 창업가들을 길러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스타트업이 혁신과 성장을 이루는 주역이 되면서 MBA 졸업생들이 바로 창업에 나서는 경우도 많아졌고 경영대학들도 졸업생들의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뵘 학장은 “우리는 MBA 입학생들이 스스로 회사를 만들 때 필요한 기술과 태도가 무엇인지를 교육하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졸업생들의 약 25%가 창업가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파노 학장은 “철은 다른 금속과 섞어 합금을 만들면 강철이 된다”면서 “비즈니스에 여러 전공을 결합하는 사이드 스쿨의 교육 방식이 (창업에서) 더 좋은 결과를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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